"아야! 머리야"

앞자리에 있던 학생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가벼운 비명을 지른다. 그런데 학생 옆에는 아무도 없다. 아픈 머리를 잡고 인상 쓰는 학생 말고는.

학생의 머리를 누가 때린 거지? 나는 그 범인을 알고 있다. 왜냐면 나도 앞의 학생처럼 지하철에서 머리를 몇번 맞아봤기 때문이다. 학생의 머리를 때린 범인은 바로 손잡이다. 학생은 자리에서 일어서다 머리 윗 부분이 손잡이에 부딪힌 것이다. 




어떻게 지하철 손잡이에 부딛힌단 말인가? 저기에 어떻게 부딛혀야 '아야' 하는 비명이 나온단 말인가? 자 위기탈출 넘버원이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학생은 어떻게 해서 손잡이에 부딛히게 되었을까? 




부산지하철 3호선에선 일어서는 승객의 머리와 손잡이가 충돌하는 게 가능하다. 보통의 지하철에서는 손잡이와 머리가 접촉하는 순간 손잡이는 휘어지게 된다. 그러나 부산지하철 3호선의 손잡이는 적당히 조준(?)해서 충돌하면 손잡이가 휘어지지 않고 수직방향으로 힘을 그대로 받아버린다.  




비닐 소재의 손잡이는 충돌하는 순간 휘어진다. 철제의 용수철이라도 손잡이가 길게 늘어뜨러져 있으면 수직방향으로 힘을 집중하기 힘들다. 부산지하철 3호선의 손잡이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승객의 머리를 때리는 것은 손잡이가 짧은데다 철제의 용수철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방향이 맞으면 손잡이는 일어서는 승객의 머리를 위에서 그대로 눌러버린다.




내 키가 173인데 지하철 안에서 서면 손잡이가 눈썹 조금 위에 걸린다. 대략 5센티 정도 충돌여지가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서너번 정도 부딛혔는데 많이 아프진 않았다. 그런데 180센티 넘는 사람이 일어서다 부딛히면 어떻게 될까? 깜빡 졸다 급히 내리는 경우 손잡이에 제대로 조준해서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키 큰 '위너(?)'들은 부산지하철 3호선에서 위기탈출 넘버원 할지어다. 아무리 급해도 일어날 땐 조금 조심해서 일어나야 할 것이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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