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노조에서 프랑스의 지하철을 취재하기 위해 특파원 한 명을 보냈습니다. 무슨 돈이 그리 많아서 보냈냐구요? 음~~ 사실 노조 형편에 그게 어렵죠. 그게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보낸 셈이 되버렸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와 통섭하는 한 대학생이 방학에 유럽 배낭여행을 간다길래 가는 김에 그쪽 지하철 유심히 살펴보고 사진도 몇 장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그 대학생이 기대 이상의 리액션을 해주었습니다. 아예 거기서 본 내용을 정리해서 이렇게 보냈더군요.      


파리 지하철은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많이 달랐습니다. 그 중에 가장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안전을 유의한 시설들이 많았다는 것인데, 그 시설 중 몇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장애인 시설


 

평등을 지향하는 프랑스답게, 프랑스의 지하철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지하철을 타다보면 짐이 많을 때, 특히나 끌고가야 하는 짐이 있을 때, 우리는 굉장히 큰 불편을 겪습니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을 경우가 허다하고, 또 개찰구 중 특별히 크게 만들어놓은 개찰구가 없기 때문에, 짐을 가지고 통과할 수가 없지요. 그에 비해 프랑스의 지하철 역에는 이렇게 장애인을 위한 개찰구를 세워놓은 모습이 보이는데요. 장애인 마크 밑에 유모차 표시가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라면 그냥 아이를 안고 가야할텐데-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네요. 또, 이런 개찰구 옆에는 항상 직원을 부르는 호출용 기계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이 통과할 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 같아요.

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엘리베이터가 있는데요, 몸이 불편하면 에스컬레이터도 불편할 수 있습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경우 그럴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항상 엘리베이터를 설치해놓은거 같네요. 그리고 직원호출시스템은 항상 있구요.

장애인들의 시설을 우리가 왜 보장해줘야 하느냐 라고 반문이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들이 편하면 우리도 편합니다. 아이를 그대로 유모차에 태우고 갈 수 있고, 큰 짐이 있어도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모두가 지하철을 좀 더 편하게 이용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좋을거 같습니다. ^^

유인역
   



프랑스 지하철에는 무인역이 없습니다. 지하철역에는 항상 매표소와 인포메이션 센터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부산 지하철는 매표소가 없는데 프랑스에는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비록 매표 기계가 부산지하철보다 편리한데도 불구하고 매표소를 유지시키는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여기에 가면 표의 종류라던가 점검중이라 이용할 수 없는 노선같은 것들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언제든 요청을 하면 14호선까지 있는 파리 지하철을 탈 때 필수품이라고도 볼 수 있는 파리 지하철, 파리 외곽선, 파리 도시외곽선, 그리고 버스 노선도까지 있는 작은 지도를 줍니다. 서울지하철도 지하철 노선도는 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여기는 광고가 없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매표소 직원뿐만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보였습니다. 역 곳곳마다 직원을 호출하는 기계가 약 10개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큰 환승역은 훨씬 숫자가 훨씬 많은데 안전에 굉장히 유의하고 있는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인역이 아니고 유인역이기 때문이겠죠? 직원이 바로 달려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기적인 점검



위에 있는 건 안내문입니다. C호선의 Invalides 역에서부터 Austerlitz 역까지는 7월 15일부터 8월 22일까지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물어보니 프랑스 지하철은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기 때문에 간혹 운행을 정지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지하철을 점검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완벽한 보수를 위해서는 한 몇 일 정지시키고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것이 시민들에게 잠시잠깐의 불편을 줄지라도, 이후에 대형사고가 일어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일이 아닐까요?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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