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라기오를 아세요?" 이런 물음에 십중팔구는 "뭐 라디오요?"라고 반문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을 부산경남지역 분들에게 한다면 "아 글마 그거" 라고 답하는 사람이 십중팔구일 것입니다. 


라기오는 부산의 라디오 스타입니다. 지금은 4시로 옮겼지만 얼마전까지 라디오 방송에서 최고 인기높은 컬투쇼와 2시에 경쟁했던 프로그램입니다. 4시로 옮긴 후에 애청자들이 왜 라기오 안나오냐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역방송으로는 유일하게 팬카페도 개설되어있는데 회원수가 6000명이 넘습니다.


부산의 라디오 스타 라기오를 부산지하철노보팀이 지난  해 만났습니다. 라기오는 어떻게 지역의 라디오 방송을 평정할 수 있었을까요? 지역이라는 제약을 극복한 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의 인터뷰에서 해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노래하나 얘기둘은 언제 처음 시작한거죠.


2001년 4월에 시작했습니다. 2001년 2월에 PSB에서 방송전문인 7기 모집이 있었습니다. 그때 1달 반 동안 연수를 받아야 했는데 마침 라디오 개편철과 겹치면서 연수 중간에 제가 방송을 덜컥 맡게 된거죠.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는 4시부터 5시까지 한시간 했었습니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


제가 밖에서 이베트 MC도 하고, 레크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군대있을 때도 MC를 봤었구요. 나와서도 계속 이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같은 과 친구들끼리 졸업을 하고 사무실을 하나 차렸습니다. 대학교 축제행사, 기업행사 같은 MC를 봤는데, 그때 아주 어린마음에 지역방송 아나운서 였을 거예요. 2부 진행자가 왔더라구요. 저보다 시간도 짧고 좋은 조건에서 진행을 하고, 말 그대로 돈을 저보다 많이 받는 거죠. 어! 네임벨류가 다르니까 저렇게 많이 받는구나 하면서 당시 사업하는 친구들끼리 조금이라도 매출에 영향을 미쳐보자 일단 방소을 하는건 아니고 간판이라도 하나 따보자고 하면서 제가 대표로 나가가지고 합격이 되어 방송을 맡으면서 어쩔 수 없이 사무실을 그만두게 되고 방송인의 길을 걷게 된거죠.


친구분들은 아직도 그 일을 하고 계신지...


지금 잘 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돈도 잘벌고 하하하


지금이라도 같이 하시면 될거 같은데..


지금은 그 친구들이 좋은 일 있으면 써주고 그런 관계가 더 좋은 거 같아요.




머리를 파마를 해서 그런가? 외모가 생각보다 어려 보이는데요. 나이는 어떻게 되죠?


나이가 많습니다. 올해 35살. 철딱서니가 없어서.. 허허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지 않지만 <노둘>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비결이 뭔가요?


중앙방송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코너가 유명 연예인 내지는 가수들, 저명 인사들이 와서 하기 때문에 그 한 사람이 공통적인 분모가 될 수 있어요. 공통 관심사가 되는거죠. 만약에 가수 소녀시대가 나왔다 그러면 소녀시대를 다 알잖아요 듣는 사람들이. 그 자체가 공통 관심사가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라디오에 다 같이 흘러 들어갈수 있는데, 우리는 그런게 없기 때문에 우리끼리의 관심사를 찾는 거죠. 나를 괴롭히는 사장, 나를 괴롭히는 직장 동료, 잔소리하는 엄마, 만나기만 하면 한결같은 친구들 이런 것들에 대한 일상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음직한 이야기들을 잘 다루고 있는거 같아요. 청취자들도 원하는거 같고 그것이 <노둘>의 경쟁력인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 중 라기오씨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평소 그런 인기를 느끼시는지요?


밖에서 마이크를 잡을 때가 있는데 목소리를 저쪽 끝에서 듣고 막 뛰어 오는 사람들도 있고 라디오에서 저는 일대 불특정 다수지만 듣는 분들은 일대일로 생각하거든요. 대단히 엄숙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옆에서 기호야 나좀 봐봐!! 하는 사람도 있고, 미용실에서 얘기를 하다가 목소리를 듣고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는 술집에서 웃다가 알아보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되기까지는 일 이년이 아니고 쭉 오래했기 때문에 아마도 사람들 귀에 익숙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라디오에서 목소리만 듣다가 실제로 봤을 때 반응이 재밌을거 같은데요?


라디오의 장점가운데 하나가 들으면서 상상한다는 거죠. 상상은 자유지만 본인의 상상과 다르다고 성질을 낸다든가 하하. 대부분이 제가 이야기를 하면 좀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하게 생각하시는데, 생각보다 호리호리해서 놀라시는 분들이 좀 많은 거 같습니다.


방송중에 소개팅 나간다며 들떠 있는 모습을 보여서 다음날 결과를 묻는 청취자들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실생활의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시는데 설정을 해서 나오는 건지 그냥 자유롭게 나오는 건가요?


설정은 아니었구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유명 연예인이나 공통관심사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갈 수 밖에 없었어요. 부산에서 평번한 집안에서 학교를 다녔고 그래서 평범한 일상을 잘 알기 때문에 같이 어울리는 거죠. 같이 놀아주는 거고. 그런데 그게 가식이 아니고 저 사람이 알고 이야기 하는구나 어느 부분은. 어 이런거 있었지 하며 생각하게끔 다가가서 간지러 주고 하는 것이 반응이 좋은거 같습니다.


얼마전에도 외롭다고 하시던데. 요즘 연애사는?? 


연애는 생각은 많은데 아직까지 실천에 안 옮겨 지내요.


결혼은 언제쯤?


내년쯤에는 가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나타난다던지, 사랑에 빠진다던지 해야겠죠.


방송국에 괜찮은 여자분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런 질문 많이 받는데요. 같은 업종에 있어서 그런지 이성적인 매력을 못 느끼는거 같아요.


예전 낮에 2시에 시작했는데 4시로 미뤄 졌는데 시간대가 변경됐는데요. 제 생각엔 2시가 더 황금시간대 인 것 같은데, 조금 섭섭하시진 않았나요?


예전에 90년대 까지는 라디오 방송시간대 하면  밤 10시 12시 였습니다.  밤이 황금시간대였는데 요즘 최고의 황금 시간대는 2시에서 4시 정도가 되겠고 12시부터 6시까지는 거의 같은 황금시간대로 보기 때문에 섭섭하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그보다 다른 분들이 컬투를 이어서 방송해야되는데 부담되지 않냐 걱정했는데. 전혀 그런건 없었구요. 둘다 웃고 떠드는 방송인데 둘이 가지고 있는 지향점이 다르고 그렇게 되면 더욱 더 특화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시간이 늦춰져서 일하기 편해 졌습니다. 오전에 일도 좀 보고. 예전엔 오후를 그대로 반납했어야 됐거든요.


전국방송인 컬투쇼 시간에 부산사람들은 <노둘>을 듣고 있으면서도 불만이 없는걸 보면 참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이다 생각했었거든요?


주위반응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가 개편을 하면 서울 방송시간을 차고 들어가 방송하는 시간대가 있는데 가끔 전화가 올 때가 있습니다. 서울방송 끊고 지금 뭐하는 거냐면서. 그런데 <노둘>은 단 한통의 전화도 안 왔습니다. 오히려 2시 컬투 시간에 전화가 와서 <노둘> 안하냐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방송대상 받았을 때도 컬투와 같이 경쟁을 했는데 저희가 받았습니다. 하하


야구 시즌에 가끔 5시에 한시간 일찍 방송을 마칠때가 있던데요. 일찍 마쳐서 좋으신지 아니면 방송시간을 뺏긴다는 기분이신지?


<노둘>보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더 많기 때문에 충분히 기분 좋게 양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야구도 <노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의 하나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일찍 마쳐서 좋으시다는 말씀이시내요. 


허허 그런때도 있고 뭐. 하하하


사람들이 현재 성은씨 전에 같이 하셨던 김아라씨에 대한 기억을 많이 하던데요. 성은진씨와 김아라씨를 비교한다면? 


둘다 매력이 넘치는 진행자 들이구요. 김아라씨 같은 경우에는 정확한 진행자죠. 발음도 정확하고 목소리도 구멍이 하나 없고 그리고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최고의 목소리로 자부하고 기본적으로 파트너를 이해하는 마음이 너무 크고 넓어요.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해도 다 받아주고 앞에서 웃어주고 했었기 때문에 호흡이 맞았다기 보다는 넓은 마음으로 받아줬기 때문에 제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른 곳으로 가면 정리 정돈된 김아라씨의 방송스타일에 따라서 다시 또 정리를 쫙 해주던 파터너 였습니다. 


김아리씨와는 연락은 하시는 가요? 


그럼요. 연락도 하고 밥고 먹고 그리고 성은진씨와도 되게 친해요 언니 동생하면서. 그만두고 나갈 때 아마 방송사상 최초였을 거예요. 어떻게 진행해야 된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런 것 까지 다 알려주고 떠났어요. <노둘>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김아라씨가 <노둘>로 복귀해서 세분이서 같이 진행하시면 어떨까요? 


하하.. 그것도 재밌겠내요. 다음에 특집으로 한번 구성해 보겠습니다. 다른 매체에서도 아라씨 목소리가 나오고 라디오에서도 볼 날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워낙 능력이 좋은 선배기 때문에. 



지금 같이 진행하는 성은진씨는요?


은진씨 같은 경우에는 방송을 대게 진실하게 해요. 방송에서 헛으로라도 거짓말을 한번씩 하잖아요. 뭔가를 위해서 거짓말을 한번씩 하는데 그 거짓말이 보일 정도로 너무 순수하게 하고 뭔가 걱정되는 사연 축하사연이 와도 심성이 다 보이는거 같아요. 그런게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은진씨 팬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저에게는 복받은 타트너죠.
성은진씨의 알려지지 않은 비밀 한가지 정도 알려주신다면? 술??  흐흐흐  술먹으면 누구나 취하죠. 하하


방송에서 <거리에서>를 부르던 기억이 나는데요? 음악도 좋아하시는지 그리고 쉬는 날에는 어떻게 지내세요?


방송에서 스스로 부른 건 아니고, 부르다 만 노래라는 코너에서 청취자들이 실패하면 벌칙으로 부르긴 불렀는데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한거고, 쉬는날에는 진부할지 모르지만 책읽기. 책읽기와 방송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 외에 친구들 만나서 수다떠는 거 좋아하고. 


낮 시간대 라디오는 운전하시는분,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듣는데요. 서민들의 삶과 함께 하는 것이 라디오라고 생각하는데 그런걸 느끼는 때와 그런걸로 인해 보람도 있을 것 같은데. 


저희 청취자들은 패밀리즘이 강한거 같아요. 나와 똑같은 사람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듣고 있구나해서 동서고가로 막히면 알려주고, 그러면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야 겠내요하면서 글 올려주시고. 납품이 너무 급한데 어디까지 가는 가장 단거리 코스 알려달라고 하면 거짓말 아니고 100통이 확 올라 옵니다. 정말 감사한거죠. 


라기오님 인터뷰하러 간다니까 함께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때놓고 온다고 애먹었는데요. 팬카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팬카페는 지역방송 최초로 저희 팬카페가 처음 생긴걸로 알고 있습니다. 2001년 9월에 당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만들었는데 하나양이라고. 14명으로 시작했는데 한때 만명에 육박했다가 회원정리 하고 지금은  육천 육칠백명 정도 됩니다.


오프라인 모임에도 나가시는 가요?


카페모임은 2달에 한번씩 하고 거기는 너무 오래되다 보니까 제가 가면 방송인 취급도 안해주고 그냥 마 회원중의 한명입니다. 결혼한 커플도 5쌍 이상되고 정말 가족같은 사람들이 된거죠. 


개인적으로 지하철에도 라디오 방송이 나왔으면 좋겠는데요


저도 거의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심심하긴 심심합니다. 지하철에도 라디오 방송이 나왔으면 좋겠내요.


부산지하철 파업한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저같은 경우는 지하철 파업한다고 해서 한번도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또 파업이가 이런 분위기에 동조한 적 없습니다. 전 충분히 노동자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방송들어 보시면 대충 제 성향 아시지 않습니까? 하하


마지막으로 부산지하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그야말로 부산 시민들의 발 아니겠습니까? 너무 수고하시고. 없으면 큰일 나실 분들이죠.  새삼 감사함을 느낍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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