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엔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름으로 설치된 알림판이 있습니다. 92개 역의 승강장 상·하선 대합실에 총 206개의 알림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알림판은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시민들과 함께 쓰기 위해 설치한 것입니다. 부산시민에게 공익적이고 문화적인 정보를 알리고 싶은 시민들의 모임이나 단체라면 부산지하철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이 곳에 포스터를 붙일 수 있습니다. 




한때 파업위기까지 갔었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관련 포스터가 보이고, 대형마트 노동자의 야간근무 제한해달라는 포스터도 보입니다. 지리산 걷기 모임 참가자를 모집하는 광고와 지역의 연극단체들도 아카데미 회원 모집 광고도 붙였습니다. 

실제 이 알림판은 부산지하철노동조합보다 부산 지역의 시민·문화 단체가 더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알림판에 붙여진 11종의 포스터 중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지역의 시민·문화 단체가 붙인 포스터입니다. 




부산지하철 하루 이용 승객은 70만명이상입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 포스터를 붙여본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홍보효과가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림판은 더 이상 붙일 데가 없을 정도로 빼곡할 때도 많습니다. 한번은 광고업자가 광고영업을 해볼테니 알림판을 임대해줄 수 없냐는 씨알도 안먹히는 전화를 해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물론 노조에서는 당장 끊으라고 했고요. 




일반 시민들이 노조나 시민단체의 주장을 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시민이 접할 수 있는 주요 미디어나 광고포스트는 돈을 가진 자본과 정권에게만 광고를 허락합니다. 자금력이 없는 노조나 시민들로선 찌라시 들고 사람을 만나는 몸빵이 유일하다시피한 광고활동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알림판은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접점입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몇 분의 시간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컨텐츠가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알림판에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저렇게 무언가를 바라보며 곰곰히 생각에 잠긴 시민들을 부산지하철에서는 좀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 세상은 좀 더 바뀔 것이고요. 부산지하철노동조합알림판이 부산에 좀 더 희망을 심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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