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모두 23개의 기사가 생산되었습니다. 그 중 13개의 글이 블로거뉴스베스트로 선정되었고 또 그 중 5개는 다음의 첫화면에 노출되었습니다. 총 4만 여명의 네티즌들이 이 기사들을 클릭했습니다. 23개의 기사에 답변을 제외한 156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두 호의적 댓글들이었습니다. 

4월4일 부산지하철이 블로거8명과 함께한 장애인이동권취재행사의 블로고스피어에서의 결과입니다. 성공적입니다. 한동안 '부산지하철노조'를 첫 줄에 달고 나온 포스팅들이 블로고스피어를 덮었고 베스트창엔 하루에 하나 이상 장애인이동권취재 기사가 링크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봐온 어떤 블로그취재행사도 이렇게 많은 양질의 기사와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 낸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지하철노조가 블로거 8명을 초청한 까닭.(김주완)


블로거들이 장애인이동권을 취재하자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건 부산지하철노조의 교선부장입니다. 처음 듣는 순간 멋진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의하는 과정에서 장애유형별로 취재팀을 나누고 장애인의 실제 이동경로를 따라 취재하는 데까지 아이디어는 다듬어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획으로 교선부장은 장애인단체를 접촉하고 저는 블로거들을 접촉했습니다. 




행사는 4월4일 토요일에 있었습니다. 장애유형과 이동보조기구에 따라 블로거 2명과 부산지하철조합원 1, 2명이 결합한 총 4팀의 장애인이동권취재팀이 만들어졌습니다. 1팀은 수동휠체어 장애인, 2팀은 시작장애인, 3팀은 목발 장애인 그리고 4팀은 전동휠체어 장애인을 취재했습니다. 서면역 회의실에서 취재팀을 조정하고 주의사항을 듣고난 각 팀은 장애인의 출발지로 이동하여 11시 경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취재를 끝낸 장애인과 취재팀들은 4시 경 부산지하철 물만골역의 회의실에 다시 모였고 여기서 평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가의 시간에 이 행사의 미디어적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이동권 취재를 마치고 온 블로거들은 다들 장애인과 함께한 새로운 경험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습니다. 이날 취재한 내용이 기사 한 두개 정도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얘기를 몇 명의 블로거가 했습니다. 목발장애인을 취재했던 김주완기자는  "노동조합이 이런 행사를 기획한 것 자체가 신선하다"며 "감동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이 행사에서 부산지하철노조는 블로거들에게 많은 기사거리를 제공했고 또 블로거들의 신뢰도 얻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행사가 성공한 이유는 뭘까요?

첫째, 취재환경을 잘 기획했습니다. 장애유형별로 팀을 나누고 역을 잘 아는 역무조합원이 블로거와 장애인의 취재와 이동을 돕게한 기획이 아주 좋았습니다. 장애유형별로 나뉜 취재팀은 블로거들 간의 취재충돌을 막아 기사의 겹칩을 걱정하지 않고 취재하게 해주었습니다. 자발적으로 나선 장애인 취재원과 취재현장인 역을 잘 알아 취재현장의 상황대처력이 좋은 역무조합원들은 블로거들에게 최상의 취재환경을 제공했습니다.  




둘째, 많은 컨텐츠를 제공했습니다. 장애인이 자택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전 과정을 취재하게 한 것은 가능한 풍부한 이야기를 제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여기에다 평소에 장애인과 많이 접촉하고 역의 현황을 잘 아는 역무조합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블로거들의 컨텐츠는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완성되어갔습니다. 그리고 장애유형별로 취재팀이 나뉘어지면서 블로거들이 취재의 겹침을 걱정하지 않고 맘껏 펼쳐 기사는 더 많아졌습니다. 

셋째, 공익적 행사였습니다. 약자인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야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론이 없는 누구나 공감하는 공익적 취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거들은 약자와 연대하는 '부산지하철노조'를 포스팅 첫 줄에 쓰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와 블로거들을 공익적 취재가 무리없이 연결시켜 준 것입니다.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기자는 평가의 시간에 "노동조합의 사회적 연대가 집회에 참석해주는 식"에 그친다며 비판하고 부산지하철노조처럼 "다른 노동조합에서도 조합원들의 권익 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에 포진하고 있는 약자와 연대하고 그 약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그런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의 '장애인이동권취재'행사는 블로그를 통한 공적인 이슈화를 고민하는 단체에게 괜찮은 사례가 될 듯 합니다. 블로거들의 동선을 예상하고 그 과정에서 풍부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아주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효과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기업이나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나 정부에서 집행하는 이미지광고를 공익적 행사로 돌려 블로거를 초청한다면 비용 대비 홍보효과가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정책이나 회사의 브랜드가 노출된 타게팅 좋은 글 수십개가 집중적으로 쏟아질 수 있습니다. 연결점만 잘 찾는다면 상품이나 정책홍보도 가능할 것입니다.

행사 주최자가 스스로 행사가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게 참 민망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를 자랑하는 건 이런 사례를 다른 단체나 정부, 기업 등이 눈여겨보고 잘 활용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익적 관심이 더 높아지고 블로거들의 미디어로서의 가능성도 제고되리라 기대합니다. 

부산지하철노조 이의용대의원은 장애인이동권취재행사에 참여한 후 평가 시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의 말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그동안 제가 도움을 줘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장애인들이 담배를 피거나 술을 먹으면 사람들이 머라한다. 제가 그말을 듣고 바뀐 거 같습니다. 저도 사람들이 술이나 담배를 피우면 아픈데 왜 먹지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얼굴에 꼬잡힌 상처가 하나 더 있다는 거 저도 상처하나 덜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새로운 눈으로 보겠습니다."



블로거들이 쓴 장애인이동권취재 기사들
 
시각장애인에도 출구번호를 알고싶다.(한글로)
시각장애인에게도 화장실을 허하라.(한글로)
점자블록, 타는 곳 따로, 내리는 곳 따로?(한글로)
점자 맞춤법도 틀리면 창피하다.(한글로)
그가 노약자석을 꺼리는 이유.(한글로)
지하철노조가 블로거 8명을 초청한 까닭.(김주완)
무용지물 장애인 화장실과 이상한 엘리베이터.(부사니스)
저상버스를 운행하게 만든 주인공을 소개합니다.(부사니스)
부산지하철노조의 장애인 이동권취재행사 동행취재.(엔시스)
부산지하철 반송선 무인화 추진계획 논란(엔시스)
지하철문에 끼어 죽을 뻔한 장애인 누구의 잘못?(스킨사이언스)
수익성 논리로 대형참사 초래할 우려있는 반송선 (카리스마)
장애인은 사랑하면 안되나요?(카리스마)
사회적 약자를 위해 병수씨와 함께 한 특별한 동행취재(카리스마)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 피해는 고스란히 장애인에게로(카리스마)
지하철이 기관사 없이 달린다. 안전문제 없을까? (세미예)
블로거 8명의 당찬 도전, 블로거공동취재 이렇게.(세미예)
조금만 더 관심을 장애인에게 아직도 힘든 지하철.(세미예)
어떻게 시각장애인 이용하라고. 지하철 점자 표기.(세미예)
작은 배려가 절실해요.(세미예)
블로거들이 지하철의 장애인이동권을 취재한다.(땅아래)
지하철역 골라서 타야하는 장애인들.(땅아래)
장애인 부부가 같이 외출하려면.(땅아래)



* 행사 사진 몇장 보실까요.

 


부산지하철노조와 부산장애인이동권연대가 장애인이동권취재를 기획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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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4일 오전 10시 서면역 회의실에서 블로거들이 모였습니다. 취재팀과 취재내용을 조정 중입니다. 



취재는 블로거만 한 게 아닙니다.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영상팀에서 장애인들과 블로거를 취재했습니다.


사진제공 : 세미예

 

부산 점자도서관 점역실장인 시각장애인 김진님과 함께 취재중인 2팀입니다.


사진 제공 : 따뜻한카리스마

 
목발장애인 박병주님의 3팀입니다. 박병주님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사진제공 : 김주완

 

수동휠체어의 1팀입니다. 사진 속의 김주필님은 현재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입니다.


사진제공 : 오승록


전동휠체어의 4팀 정선옥장애인참배움터교장선생님이십니다.



장애인이동권취재를 끝낸 취재팀들이 모여 이날 체험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취재를 당하는 김주완기자님입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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