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서울 한강진역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지하철 시설물 점검 시연회가 열렸다.
그런데 서울도시철도 노동자를 대표한 노동조합은 시연회에 참석해, 스마트폰은 업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과장된 전시성 행정일 뿐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5분 걸리던 업무가 30분 이상 소요

스마트폰이 있으니, 무조건 스마트폰으로만 해야 하는 게 과연 효율적인 업무 처리방식일까?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스마트폰 시스템 구축 후 정해진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하지 않으면 평가 감점을 준다고 하니, 서울도시철도 노동자들은 업무 효율성과 상관없이 스마트폰으로만 고장 신고나 접수를 하고 있다. 그래서 고장난 시설을 고치는 일보다는 정작 고장 신고에 매달리는 모습만 눈에 들어오고 있다. 그동안 컴퓨터를 통해 잘 진행해 온 업무를 컴퓨터를 앞에 두고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스마트폰 도입으로 유휴인력 600명 발생한다는 서울도시철도의 주장

현재까지 스마트폰 시스템으로 변화한 업무는 시설물 점검과 고장 신고 접수 등에 불과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스마트폰을 직원에게 지급해 놓고, 무려 600명의 구조조정 요인이 발생했다며 이들을 신사업부서로 배치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런데 신사업부서라는 게 이미 발표한 바 있는  지하철 차량제작단 등이다.
지하철 운영을 담당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차량까지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은 이미 여러곳에서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공장설비도 없는 상태에서  외주용역으로 전동차를 제작하겠다고 했는데, 무모한 도전일 수 밖에 없는 게, 직원수가 2,000명이 넘는 규모의 차량제작전문회사와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매개로 구조조정에만 눈독

이에 앞서 지난 3월 중순부터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 기술지부가 스마트폰을 통한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서울도시철도공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공사가 스마트폰도입을 매개로 기술 직렬 노동자들의 업무 방식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공사는 기술 직렬 노동자들의 업무 방식을 변경하면서, 개별 노동자마다 담당역을 배치해서 담당역으로 출근하고, 업무를 처리한 후 퇴근토록 했다.
공사는 업무 방식 변경을 통해 기술직 노동자들의 업무를 통합해서, 소위 '다기능화'를 통해 현장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개별 노동자들의 업무 전문성을 떨어지고, 한 노동자가 통신, 설비, 전자 등 많은 부분을 담당함으로 인해 안전점검 및 시설물 관리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공사가 이런 제도를 시행하려는 의도는 서울도시철도의 만연한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임기응변으로 보인다. 즉, 인력 부족을 스마트폰 도입을 통한 다기능화로 메워나가려는 의도인데, 이를 통해 지하철의 안전이 우선적으로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편리한’ 스마트폰을 구조조정의 ‘영리한’ 도구로 활용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전직원에게 지급했다. 스마트폰 도입은 그동안 공사가 구조조정을 위해 역점을 뒀던 기술직원과 역무직원의 통합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이라며, “현재는 점검수준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근태관리 등 모든 방식의 통제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은 “공사가 개별 노동자들의 근태 및 업무를 개별화하고 소속 구분을 없애는 목적으로 인력 감축”으로 나갈 것으로 보고, "이로 인해 지하철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며 “기술지부가 우선 시작한 투쟁을 노동조합 전체의 투쟁으로 전환해 총력투쟁”을 할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노동자, 빈 손의 실업자

스마트폰을 ‘라이프스타일 변화’, ‘소통의 촉진’, ‘쇼설네트워크 확산’ 등 긍정적 변화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만, 한편에는 ‘사무실 없는 직장’, ‘무한 경쟁’, ‘시도 때도 없는 업무수행’  '구조조정' 등 스마트폰 도입으로 인한 부정적 요소에 대한 우려도 불식할 수 없다.
서울도시철도의 스마트폰 도입으로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나서 농성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는 씁씁한 현실이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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