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부산시 명장동 평화용사촌 앞. 지하철도 안 다니는 이곳에 부산지하철 조합원들이 백여명 모였습니다.  평화용사촌이 지하철과는 무슨 관련이 있다고?  




관련이 있습니다. 평화용사촌은 부산지하철 1호선 환경미화를 맡고있는 용역업체입니다. 최근 1호선의 환경미화조합원들이 노조탈퇴 종용과 근무조편성 불이익 등의 탄압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때문에 1호선 환경미화 노조원들 일부가 조합을 탈퇴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부산지하철노조가 그에 항의하는 집회와 항의방문을 얼마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용역업체의 일에 부산지하철노조가 이렇게 자신의 일처럼 나서는 건 좀 오바가 아닐까 하는... 




부산지하철 자신의 일 맞습니다. 지난 해 말 부산지하철 노조는 부산지하철 환경미화에 종사하는 서비스노조와 통합했습니다. 서비스노조는 부산지하철노조에 편성되어 역무, 차량, 기술, 승무 4개 지부에 이어 5번째 서비스지부가 되었습니다. 서비스 조합원과 기존의 부산지하철 조합원들은 똑같은 한 표를 행사하고 동등한 노조원입니다. 함께 협상하고 한쪽이라도 협상이 합의되지 않으면 같이 파업하는 단일 노조입니다. 이제 부산지하철노조가 평화용사촌 앞에 나타난 이유를 이해하시겠습니까. 




집회나 파업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주머니들이지만 실제 집회에서의 모습은 기존 부산지하철노조원들보다 더 활기찼습니다. 지지발언을 하러 나온 노조 간부들의 연설에 서비스지부 조합원들은 "맞다", "그렇지" 등의 추임새를 연발했고 아주머니들의 반응에 간부들이 신이 나서 연설하면서 집회장엔 흥이 올랐습니다. 




마지막에 부산지하철노조위원장님이 나와서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평화용사촌 회장과 직접 전화통화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화가 잘 되진 않았습니다. 위원장님은 평화용사촌에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용역업체 퇴출 등도 요구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위원장의 강력한 해결의지를 보여달라는 노조간부들의 요구에 대한 답인셈입니다.

부산지하철 기존 조합원과 서비스지부 조합원은 이제 연대를 넘어서 단결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첫 무대를 평화용사촌이 마련한 것 같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에 강력한 투쟁의지가 오르고 있습니다. 평화용사촌님들아 각오는 하셨겠죠.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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