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노동조합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10월 5일과 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7명이 성과연봉제는 노사합의로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수언론이 공공기관 노동자들을 철밥통으로 매도하고 성과연봉제를 선진국형 임금체계인 것처럼 호도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성과연봉제에 대한 반대 여론은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여론이 성과연봉제에 있어 노동조합의 주장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뭘까?


첫째, 국민도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평가의 공정성이다. 지연과 학연, 혈연으로 강하게 엮여진 한국에서 공정성 논란은 더욱 빈발할 수밖에 없다. 공정한 평가에 대한 불안감은 국민들도 같은 노동자로서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제도를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도입하겠다니 국민들도 납득하기 힘든 것이다.


노동자로서 상급자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건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그런 스트레스를 자신의 일이 아니니까 ‘당해봐라’고 할만큼 국민들이 몰인정하지는 않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성과제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당장은 남의 일이지만 언젠가 자신의 일이 되는 성과연봉제를 국민들이 호의적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둘째, 공공기관의 성과가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는 걸 국민들도 알고있다. 올 여름 기록적 폭염 속에서도 국민들은 누진제 때문에 에어콘도 맘껏 켜보지 못했다. 그런데 한전은 기록적 흑자를 기록하며 직원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흑자의 일부는 투자자들 이익으로도 빠져나갔다. 올 여름 국민들은 누진제의 공포를 겪으면서 공공기관의 흑자가 오히려 국민에게 해롭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공기업 흑자를 성과로 포장하는 건 이미 철지난 선전이다.


셋째, 성과제에 시달리는 공기업 직원이 국민들에게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철밥통’에는 세금으로 월급을 주니 잘 응대하라는 국민의 은근한 기대도 담겨있다. 그런데 공기업 직원이 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되면 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이 마냥 편할 수가 없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이젠 뭔가 성과가 될만한 걸 줘야 움직이는 기브앤테이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공공기관 직원이 열심히 하는 건 바라지만 불편해지는 건 원하지 않는다.   





넷째,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너무나 크다. 정권이 싫으니까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도 싫은 것이다. 현재 박근혜 정권의 지지율은 29%다. 더 심각한 건 이런 지지율 하락에도 정권이 지지층 이탈을 방치하면서 복원력마저 상실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이 떨어질대로 떨어졌는데 뭘 한들 이쁠 수가 없다.


올해 노동계는 유례없는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그 대열에 한국노총도 함께 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그간 새누리당을 통해 노조의 활동 공간을 주로 확보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 들어 이 끈이 끊어졌다. 지난해부터 벌어진 노동개악 과정에서 한국노총은 정권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 총파업을 선언하고 야당 정치인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80만 조합원이 소속된 단체가 등을 돌렸는데도 정권과 새누리당은 별 대책이 없다. 이런 행태는 노동계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현재 정권과 새누리당은 지지층을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다. 모든 권력 자원을 총동원해 오로지 박근혜 1인과 그 관련인들을 보호하는데만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철도노조가 파업 3주차다. 현재 파업 이탈은 거의 없다. 이 기세라면 최대 파업인 23일을 훨씬 넘어설 거 같다. 여론의 강력한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파업 4주차엔 다른 노조들이 가세하면서 파업은 더 확대될 걸로 보인다.


파업이 장기화 되고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정권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불법이라며 몰아부치지만 그것도 근거가 미약해 혼잣말로 떠드는 수준이다. 파업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나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식의 공격은 이제 통할 수 없다. 그걸 방치한 게 바로 정부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은 이 정권이 사상 유례가 없는 무능한 정권이라는 것이다. 과연 무능한 정권이 노동자들 파업을 얼마나 방치할지가 남아있는 이슈다. 부패한데다 무능하다는 각인이 새겨지는 걸 이 정권과 새누리당이 얼마나 견딜지 궁금하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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