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이국적이죠? 일본입니다. 사진을 찍은 장소는 도쿄의 유리카모메전철 안입니다. 유리카모메는 도쿄의 임해부도심을 운행하는 무인경전철입니다.

그런데 승객들이 좀 불편해보이지 않나요? 의자에 앉은 남자들이 무릎을 바로하지 못하고 옆으로 돌려앉았습니다. 저도 의자에 앉아봤는데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대고 앉기엔 좁은 자리였습니다. 만약 이 차량이 한국에 도입된다면 어떨까요? 젊은 세대의 경우 한국이 일본보다 약간 신장이 큰 편입니다. 아마 불편함이 조금 더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유리카모메 같은 경전철 차량이 앞으로 한국에도 도입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각 지자체가 내년부터 경전철 운행을 시작하는데 그렇게 되면 앞으로 한국에서도 저렇게 무릎을 돌려 앉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본과는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리카모메 경전철 그대로 한국에 도입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위 그림은 지난 6월초 철도물류전에서 찍은 부산 반송선에 도입될 경전철의 모습인데 일본처럼 진행방향이 아닌 직각 방향의 현재 운영되는 기존 전철과 같은 좌석의 구조입니다. 

유리카모메와 한국의 반송선 좌석구조가 다른 건 왜일까요? 일본의 유리카모메는 6량 편성에 정원이 352명입니다. 부산의 반송선에 운행될 전철은 일본과 똑같은 6량 편성이지만 정원은 532명입니다. 부산의 반송선 정원이 정확히 180명 많습니다. 반송선과 유리카모메는 차량의 제원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라면 9.6미터 길의 반송선이 유리카모메보다 1미터 더 길다는 것입니다. 유리카모메는 한 량 당 정원이 60명 정도고 반송선은 90명입니다. 1미터 길다고 정원이 30명 늘어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반송선의 정원이 유리카모메보다 50% 가량 더 많은 것은 좌석의 구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죄석을 직각방향으로 했는데 정원이 어떻게 50%나 늘어나게 될까요? 방법은 의자 사이에 두 명 씩 입석 승객이 서는 방법 뿐입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깁니다. 위의 반송선 사진을 잘 보십시오. 저기에 두 명이나 설 수 있을까요? 남자 한 분이 양쪽에 앉은 승객 무릎 사이로 지나가니 남는 공간이 별로 없습니다. 저길 두 사람이 등을 대고 선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앞에 선 사람 무릎과 앉은 사람 무릎이 닿지않을까요? 불편도 불편이지만 좀 민망하기도 할 듯 합니다. 뒤에 도우미 여성이 저 남자들 사이에 선다면 어떨까요? 의자에 앉은 사람이나 선 사람이나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모를 듯 합니다. 아마 반송선의 경우 여성들이 의자 사이에는 잘 서려고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간의 편중을 가져와 혼잡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겠죠.

반송선은 원래 좁은 유리카모메에서 정원을 50% 늘려 더 협소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각의 좌석구조는 승객들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더 협소함을 느끼게 합니다. 협소함의 체감도가 유리카모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이렇게 되면 반송선은 짜증철이 될 수 있습니다.

협소함은 무인화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만약 기어코 무인화를 하겠다면 무인화로 운행할 수 있는 적정승객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유리카모메의 경우 정원을 352명으로 잡았으니 그들이 생각하는 적정인원은 352명을 넘지않는 겁니다. 반송선은 정원이 532명으로 잡았으니 적정인원을 532명으로 본다는 얘기입니다. 어떻습니까 크기가 거의 비슷한 반송선이 의자구조만 바꾸어 유리카모메보다 적정승객을 50%나 더 많이 둔다는 게 말이 된다고 보십니까? 분명히 혼잡도가 50%가 더 높은 반송선이 유리카모메에 비해서 그만큼 안전도가 낮을 것이고 사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입니다. 

승객의 안전을 좌우하는 적정승객이 의자구조로 결정되나요? 한국에서 정원 늘리기 참 쉽죠잉~

아래 사진에서 일반전철과 도입될 경전철의 내부 공간을 비교해보십시오.
 

일반 전철의 모습입니다. 이 정도라면 통로에 두 사람이 설 수 있겠죠.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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