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9일 부산시청 앞입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청광장에 부산지하철조합원 2000 여 명이 모였고 파업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비도 왔지만 이날 반가운 손님들도 왔습니다.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인들이 젓은 광장에 자리를 깔고 앉았고 민주노총 임성규위원장도 비를 맞으며 격려사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반가운 분들은 바로 이 대학생들입니다. 부산대학생 10여 명이 집회장 무대 앞에서 노조의 파업구호를 함께 외치고 있었습니다. 우리 노조가 초청한 건 아닙니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부산지하철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준비도 하고 왔습니다. 파업집회를 지지하는 유인물을 직접 제작해서 가져왔습니다.




둘러맨 가방안에 유인물 300 여 장이 있었습니다. 더 많이 하고싶었지만 잉크가 떨어져서 그만. '스스로 참석' + '비 속에도 불구하고' + '유인물까지', 감격이 세제곱입니다. 




학생들이 준비한 유인물을 조합원들에게 돌렸습니다. 조합원들도 우리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유인물을 유심히 읽어보 얘(?)들이 누구냐고 물어봅니다. 깨어있고 행동하는 대학생이라고 답해줬습니다.




유인물 내용은 이렇습니다.




파업집회가 끝나고 학생들과 같이 노조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노조에서 간단한 간담회를 가지는게 어떻냐고 제안했습니다. 학생들도 마침 오후 5시까지는 시간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오면서 학생들과 노사의 홍보전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학생들은 지하철공사의 담화문은 넘쳐나는데 노조의 것은 잘 안보인다는 얘길 했습니다. 현재 사측은 노조에 대해 자보전쟁을 벌인다 할 정도로 지하철 역사 곳곳에 파업을 비난하고 파업 책임을 노조에 돌리는 내용의 담화문을 붙이고 있습니다. 확실히 학생들 말대로 역사 내의 선전전은 사측이 수적으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포스터에 대해선 노조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수치를 들어 설명하는 노조의 포스터가 사측의 것보다 더 이해가 쉬웠고 신뢰가 갔다고 했습니다. 사측은 수치는 없이 장황한 설명만 나열해 좀 의뭉스럽다고 합니다.

* 아래는 세월이 지나도 레파토리가 똑같은 사측의 뻔한 담화문입니다. 참 재미없습니다. 이제는 가사 좀 바꿔서 부르면 안될까요?






아이스크림을 씹으며(이게 씹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서) 지하철파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파업의 여론을 물었습니다. 학생들 여론은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자신들도 노동자가 되고 지하철 같은 곳에 취직할 것이니까 노동자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예전에 생각의 차이를 많이 느끼던 친구들이 최근엔 전혀 공감하지 않던 부분까지 생각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촛불이 지난 후 학생들의 의식이 진보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합니다.

무인화에 대해선 학생들이 우리에게 시시할만한 점을 던져주었습니다. 학생들은 무인화의 안전문제보다 민영화에 더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지하철시스템을 효율화에 맞추는 게 민영화의 전단계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최대한 기업이 사기좋게 지하철을 슬림화 시켜놓고 팔려는 수작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일본의 예를 들기도 했습니다. 민영화한 일본은 지하철요금도 비싸고 사철 등의 여러 철도회사가 뒤섞여 지하철 이용이 너무나 불편한데 한국도 민영화가 그런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날 연대를 위해 찾은 대학생들에게 부산지하철조합원들은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들의 지지와 응원, 그들이 전해준 학생들의 여론은 조합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선전전에 대한 평가와 무인화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은 우리 노조의 대응에 좋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비오는 날씨에도 파업집회현장에 찾아주신 부산대학생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런 연대의 자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학생 뿐 아니라 부산지하철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시청광장에서 뵌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부산지하철파업은 열려있습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시민의 응원을 받는 파업을 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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