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노보가 10월에 KNN(부산경남방송)의 8시 메인뉴스 박소영 아나운서를 만났습니다. 박소영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가 된 과정과 아나운서 생활 등에 대해 재밌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알고보니 아나운서들이 성장배경이나 이력에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거나 과 뉴스에 입는 정장을 위해 직접 백화점을 찾아간다는 부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여자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분들은 귀담아 들을만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졌는데 아주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KNN엔 언제 입사하셨습니까?

2006년 3월에 입사했습니다. 2005년 대전의 한남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엔 대전에 있는 방송사에서 일했습니다. 이후 서울의 CJ 지역 방송으로 옮겨 6개월 있다가 KNN 아나운서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CJ라면 서울에다 대기업이고 대우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대기업 사원이 아니라 아나운서가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KNN 합격하고 주저하지 않고 내려왔죠. KNN이 방송국 자체 제작 비율이라던지 그 규모가 상당합니다. 방송사로는 4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할 수 있죠. 이런 방송사라면 제 꿈을 펼쳐볼만하다 생각했습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부산에 살면 외롭기도 할텐데

어머니 고향이 통영이세요. 외갓댁 연고도 있고해서 시험을 보게 되었죠.

화면보다 실제 인상이 더 좋아보이는데.

그런 말 많이 듣죠(웃음). 개인적으로 성형은 한 곳도 안했습니다. 사실 대학졸업하고 지금까지 데일리 뉴스하면서 그런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8시 뉴스면 KNN의 메인입니다. 어떻게 준비합니까?

2, 3시 경 출근합니다. 미리 아침부터 나왔던 기사들 읽어보고 거기에 맞는 기사를 찾아봅니다. 타 방송사에서 어떻게 보도되었는지 알아야 리드멘트를 할 수 있습니다. 써준대로만 읽을 수는 없거든요. 우리 회사 기사도 읽어보고 4시쯤 되면 다음 날 아침 방송 나가는 문화소식 나레이션을 녹음을 합니다. 그리고 6시에 뉴스 예고를 하고 7시부터 본 뉴스에 돌입하죠. 





방송에서 입고 오는 옷들은 본인이 직접 고르는 겁니까?

옷은 협찬을 해주세요. 남자와 여자 모두. 악세사리까지 전부 협찬이죠. 벗어 그대로 걸어놓으면 세탁해서 백화점에 돌려줍니다. 제가 백화점에 직접 찾아가서 샵마스터 하시는 분들에게 제 얼굴을 보여주고 협찬 건에 대해 약속해요. 

그 외에 어떤 프로를 진행합니까

지구촌 뉴스라고 월드리포트 프로그램인데 토요일 아침 8시부터 20분 동안 방송되요. 금요일 녹화하고요. 월요일 sbs뉴스에서 하는 네트워크 뉴스가 있는데 제가 그걸 하고 있고요. 

아나운서들도 기사 선택을 합니까
 
셀렉트하는 건 위에서 하죠. 총 마무리 된 기사가 나오면 읽어보고 틀린 게 있거나 표현이 강한 건 제가 좀 순화하거나 바꾸죠. 큰 대소사, 이를테면 노무현 대통령 서거같은 그런 일이 있을 경우엔 클로징이나 오프닝 멘트 같은 걸 준비하기도 해요.

아나운서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서비스업계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어 학교(한남대)에서 주최하는 비서대학을 수강했어요. 거기서 에티켓을 배우려고 했죠. 그런데 카네기 리더쉽 강의를 해주시는 한 분이 제가 눈에 들었던가봐요. 카네기 연구소에서 조교로 일해볼 것을 권했고 거기서 조교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죠.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대학에서 무슨 과를 나오셨죠.

국문과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때 내성적이고 시를 쓰는 걸 좋아한 그런 학생이었는데 한남대학교가 주최한 백일장에서 동상을 받았어요. 그런 대회는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 덕분에 한남대 수시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았고 한남대로 갔죠. 

어렸을 때 바이올린을 배웠다고 알고 있는데

5학년 때부터 취미활동으로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중간에 포기했죠. 음악이 부모님 서포팅도 많이 필요하더라구요. 부모님이 맞벌이다보니 그게 쉽지않아 끝까지 하진 못했죠. 대학교에서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매회 연주도 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나운서 끼는 없었나요. 아나운서 해보라는 말 많이 듣진 않았나요

주변에서 그런 얘기 들은 편이었어요. 엄마가 애 성향을 잘 알잖아요. 엄마가 그런 거 했으면 좋겠다고 그러셨죠. 공부는 잘 하진 못했는데 부모님께서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 에티켓이나 몸가짐을 굉장히 중요시 하셨어요. 어머니의 가름침이 흔히 말하는 멘트가 아닌 게 저희 집은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거든요. 그래서 흐트러지지 않았죠. 어머니가 카리스마가 좀 있으셔서 덕분에 몸가짐이나 에티켓 같은 걸 자연스럽게 익혔어요.




다른 아나운서들도 대개 그런 성장배경이 있나요.

많은 아나운서들이 그런 게 보여요. 목소리는 큽니다. 이쁜 게 아니라 정확하죠. 남자아나운서 지망하는 사람은 웅변이나 반장을 한 사람이 많아요. 표준어가 아닌 방언이더라도 전달이 좋고요.

아나운서 지원하신 분들 전공은 어떤가요?

합격한 동기들이 7명이었는데 서울 법대 출신이 있었고 육사출신도 있었어요. 토익만점자도 있었고. 저희 시험볼 땐 미스코리아도 3명이 지원했습니다.

방송하다 웃음이 터진 경우는 없었습니까?

웃은 적은 없는데 물먹다 걸린 적은 있죠. 리포터 나간 사이 목이 아파 물을 먹는데 큐 사인도 없이 제게 카메라가 오는 바람에 잡히고 말았죠. 

실수 한 적은 없었습니까

실수는 안했는데 위험한 적은 있었어요. 지금처럼 옆에 국장님이었다면 든든했을텐데 처음 8시 뉴스를 맡았을 땐 옆에 아나운서가 동기였어요. 사람이 옆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잖아요. 옆에서 호흡이 가빠지면 나도 그렇게 되고, 말 더듬으면 말 더듬고.  

밖에 나가면 많이 알아봅니까?

아나운서 같기는 한데 딱 누구 아나운서 이렇게 알아보지는 않죠. 한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이 알아보세요. 방금 뉴스 봤는데 나오신다면서. 요금을 안받으시려고 하더라구요.

대전에 계시면 가족들이 박소영 아나운서 방송을 보기 힘들텐데.

저희 어머니가 저 때문에 인터넷을 배웠어요. 인터넷 동영상 보시고 모니터링을 하세요. 예전에 예식장 사업을 하시면서 미용도 배우셨거든요. 그래서 메이크업 이런 거 민감하세요. 방송 보시고 얼굴이 너무 뻣뻣하다거나 사납게 나온다며 지적하세요.

아나운서는 도도한 이미지가 강한데 그것 때문에 피곤하진 않나요.

제가 잘 웃는 편인데 화장을 하고나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지나 봐요. 저의 경우 나름대로 아는 체하고 그런 이미지 안줄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아나운서라는 이름이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나를 이렇게 보면 어떡하나 걱정하니 말한번 붙일거도 그냥 모른체 지나가게 되죠. 괜히 쑥스럽고 아나운선데 저렇게 말하네 그런 시각도 걱정되고요. 

부산경남 지역 분들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 같아요. 말이 무뚝뚝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 거예요. 그 이면에는 속내까지 다 풀어줄라고 하는 게 있어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걸 다 이해해주려고 하고요. 4년 동안 여기 있는 것도 그런 정 때문이죠. 동기들하고 자주 남포동과 자갈치시장엘 가요. 전 개인적으로 자갈치시장이 개발되기 전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부산경남시민에게 한 말씀.

부산에 kbs mbc 도 있지만 KNN이 더 지역적인 방송이잖아요. 지역 방송이기 때문에 더 공정하다고 생각해요. KNN 기자나 아나운서들 보면 다 이 지역 사람들이예요. 여기서 자랐기 때문에 방송에 있어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곳 사람들의 정서를 더 깊이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인 뉴스에서 미담을 다룰 수 있는 건 지역방송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지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애착을 가지고 가깝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힘들때 도움이 되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할 수 있는 방송이 부산·경남엔 KNN이라고 봅니다.

제일 중요한 질문인데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 있습니까?

누굴 만나야 될 거 같은데 들어오는 게 없더라구요. 아나운서라서 많이 들어오겠지 생각했는데 안들어와요. 제 이미지가 강한가봐요. 부산사람도 괜찮죠.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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