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 특급호텔 노보텔이 있습니다.
노보텔은 해운대 백사장과 바로 맞닿아 있어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 빼어난 곳입니다.
노보텔은 아름다운 바다전망과 함께 열성적이고 '착한'노동조합이 있는 곳으로도 꽤 알려진 곳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호텔리어는 연말연시가 바빠




# 크리스마스 이브

분주한 손길, 손님과 맨 먼저 마주치는 로비는 정적이 감돈다.
객실예약은 꽉 찻다. 오늘부터 전투다. 올해 연말연시는 예년보다 더 분주하다.
성탄절을 포함한 사흘 연휴, 신년을 포함한 사흘 연휴가 한 주차로 계속이다.










박스로 들여온 양고기 갈비를 다듬는 손길이 재빠르다. 옆쪽에선 단골 고객에게 룸서비스로 제공할 과일을 다듬고 있다. 오늘 뷔페식당에는 쉼없이 음식을 날라야 한다.
분주한 하루를 대비한 손길이 쉴 새 없다.

오후에는 객실을 예약한 손님들이 몰려서 들어온다. 서둘러 객실을 정리해야 한다. 손님이 묵고나간 후 객실 상태가 오늘따라 더 엉망이다. 하루 14개씩 방을 치우는데, 오늘은 더 힘겨워 보인다.




# 휴게실


쉰다.
지하에 있는 낮은 천장의 휴게실이지만, 짬이 날 때마다 오는 소중한 공간이다. 소파에 드러누워 새우잠을 잔다. 그런데 영 피로가 가시지 않는 품이다. 퇴근시간은 한참 남았다.







# 노동조합 사무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확대집행간부 회의가 있다.
서비스연맹 부산울산경남 본부장으로 가는 박영수 전위원장의 인사말은 길고 길다. 아쉬움이 배어 있다. 멀리 가는 것도 아닌데, 자주 찾는 부산 범일동 지역본부 사무실에 계실 텐데, 왜 이리 아쉬운 걸까. 저 얘기를 듣는 곽재근 새 위원장의 감정은 유난할 게다.



단정한 호텔노동자
화려해 보여? 직원용 엘리베이터 타 봤어?



호텔리어들의 움직임은 비밀이다.
단정하지 않은 그들의 모습을 보려거든, 첩보영화처럼 움직여야 한다. 겹겹이 쌓인 문을 밀고, 돌고 돌아 혼자서는 찾지도 못할 미로와 같은 계단을 따라가야 한다.
두 개층을 합해 놓은 높은 천정의 로비와도 다르다. 호텔노동자들이 밥 먹고, 옷 갈아입고, 쉬는 곳은 낮은 천정의 지하실이다. 그 속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일하러 위층으로 갈 때 타는 엘리베이터다. 문이 열려 들어섰다.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호텔에도 이런 엘리베이터가 있구나.



부산 해운대 특급호텔 노보텔.
거기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고, 노동조합이 있다.
출근하면 빳빳하게 다려진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을 다듬고, 머리에 잔뜩 풀을 넣은 호텔리어들, 이들은 호텔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쉐프용 높은 모자에 하얀 가운을 입고 드라마 '식객'에서 보아 온 손놀림으로 고급 요리를 만드는 노동자, 고급 요리를 얹을 깨끗한 접시를 연신 닦아내는 노동자도 있다.



호텔은 잠자는 곳이다. 밥을 먹고 음료수를 마시고 술에 취하는 것은 잠자는 일과 엮인 일이다. 그래서 호텔은 안락하고 고급스런 가정을 지향한다. 가정은 휴식이다. 안락하고 고급스런 휴식을 위해 부지런히 정리하는 하우스키핑 노동자도 노보텔 노동조합 구성원이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부지런한 노동으로 굴러간다. 특급호텔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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