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 아니죠, 호텔노동자... 맞습니다!]  2편입니다.

부산 해운대에 특급호텔 노보텔이 있습니다.
노보텔은 해운대 백사장과 바로 맞닿아 있어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 빼어난 곳입니다.
노보텔은 아름다운 바다전망과 함께 열성적이고 '착한'노동조합이 있는 곳으로도 꽤 알려진 곳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굵은 팔뚝과 그을린 피부.
오랫동안 노동자를 나타내는 상징이다.
노동은 육체의 격한 움직임을 통해 땀나는 무엇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노가다'가 노동의 전부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래전 선생님들이 노동자라고 외쳤을 때, 수구주의자들의 거부반응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노동의 전형을 엿볼 수 있었다.



땀 안나는 노동도 있다.

여린 팔뚝과 단정한 몸으로 하는 노동도 있다. 땀나는 노동이지만, 얼굴을 그을리지 않는 노동도 있다.
그래서 이들도 노동조합을 만들고,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냥 적극적이지 않고, 아주 적극적이다. 누구나 인정한다.




노보텔의 정규직은 177명이다. 대부분 조합원이다.
서비스노동은 이직율이 높고, 비정규화되어 있다. 노보텔은 주변 특급호텔에 비하면 노동이 안정되어 있다고 한다. 노사가 합의한 정규직 숫자에 맞춰 비정규직도 꾸준하게 정규직이 된다.
그렇지만 걱정이다. 대주주의 상황이 녹록치 않아 부족한 투자로 주변 특급호텔과의 경쟁에서 밀린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전체 직원수가 절반 넘게 줄었다고 한다.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서비스가 어려워지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되고 있단다.
근래 구조조정이 없었던 이유기 최저수준의 고용이라서 그렇다는 말도 했다. 당분간 일하는 여건과 임금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했다.

민주노총으로 옮긴 후 조합원 모두가 6주간의 노동자 학교 수료하다

그런데도 서로간에 타박하지 않는다. 며칠을 둘러봐도 '분위기 좋다'는 생각만 들었다.
서비스노동자의 미소 때문인가? 감정노동은 웃음과 미소를 제공한다. 제공한 만큼 웃음과 미소로부터 소외되는 게 보통의 경우다. 서비스노동자의 특성때문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노보텔 노동조합은 2007년 큰 변화가 있었다.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옮겼을 때다.
당시 위원장이던 박영수 서비스연맹 부산울산경남 본부장은 민주노총으로 옮기면서, "시골학교 학생이 도시학교로 전학 온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보면, 시골학교의 총명한 학생이 나른한 도시학교로 전학와서 도시학교를 깨워 준 셈이다.
민주노총으로 옮긴 후 전 조합원이 6주간의 노동자학교를 수료했다. 처음부터 민주노총에 있었던 노동조합도 이러지 못했다. 노동조합을 축으로 활동하는 많은 동아리들도 다 잘 하고 있다고 한다.

총명한 시골학생의 등장

박영수 전위원장은 착한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박영수 전 위원장 스스로 자신의 경험에서 착한 노동조합으로 인해 착한 노동자가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술 좋아하고, 노래방에서 험하게 놀았는데, 조합일을 하면서 이젠 그런 일도 하지 않으니, 집에서는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열성적으로 교육하고, 집회에 열심히 다니면서 조합원 모두 적극적인 사회 참여에 이르게 되면서 '착한 노동조합의 착한 노동자'가 되었다는 말이다.
어려움 속에서 노동조합을 구심적으로 재밌게 지내는 노동자들이다. 여건상 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비정규직을 대하는 노동조합의 시선도 따스하다.

노보텔노동조합의 한 조합원이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앞에서 사측의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출근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다)



착한노동자 착한노동조합
여전히 희망은 노동운동

곽재근 위원장의 임기는 막 시작했다.
모두 열심히 해 줘서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하면서도, 위원장의 몸은 피곤하다.
노동법 개악에 반대하기 위해 부산역에서 노숙투쟁을 했다. 조합 사무실에 들렀다. 쉴 틈도 없이 다시 해운대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가 잡혀있단다. 곧 추운 밖으로 나섰다.

'그래, 곁에 있는 사람이 이해하고 북돋워주는 그런 노동조합을 만들고 거기서 일하는 것, 우리가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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