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월 12일) 부산지하철노조 노보팀이 개그맨 노정렬씨를 인터뷰 했습니다. 

노정렬씨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시사 개그가 사라진 이 시대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엔터테이너들이 갑작스럽게 교체되면서 누구도 권력에 대해 언급하길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노정렬씨는 지상파와 라디오를 통 털어 자신이 거의 유일하게 남은 시사 개그맨이라는 상황이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은 20여 년전 최병서씨가 시사 개그하던 시절보다 더 후퇴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정럴씨는 개그맨보다도 더 재밌는 이 정권의 개그 덕분에 자신이 한결 편해졌다고 합니다다. 정권에서 나오는 말들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쓰면 개그 대본이 된다는 겁니다.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국립대학에 가라거나 장학금 받으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맹구가 봉숭아 학당에서 이 말을 그대로 "우와~" 하며 자기 톤으로 말해버리면 관객들 배꼽빠져버리는 멋진 개그가 된다는 겁니다.  

노정렬씨는 학연 등으로 보수언론 기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 그럴 때면 그들에게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린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노정렬 : 니들이 틀렸어. 니가 나보다 스펙 좋아. 나 서울대 나오고 행정고시도 패스했어. 

신문사 종사자 : 그런 식으로 말하면 토론이 안돼지."

노정렬 : 바로 이거야 니들 신문이 하는 게 바로 이런 식이야.


옆에서 노정렬씨의 보수언론종사자들에 대한 일갈을 들었다면 정말 통쾌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날 가장 통렬했던 건 마지막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끝나고 노정렬씨에게 어려운 부탁을 했습니다. 어제부터 부산지하철에 붙이기 시작한 <삼성을 생각한다> 홍보 포스터를 들고 포즈를 취해주실 수 있냐고 얘기했습니다. 노정렬씨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포스터를 들어 멋진 포즈를 취해주셨습니다. 




노정렬씨 사진을 보면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삼생(삼성을 생각한다)' 포스터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그맨 노정렬이 격정적으로 쏟아낸 톡톡 튀는 언어들의 본편은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기쁜 마음에 먼저 맛배기부터 보여드렸습니다. 곧 찾아뵙겠습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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