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을 이용하다보면, 다양한 광고를 접한다.

지하철을 갈아타는 에스컬레이터의 벽면을 점령한 신용카드 광고


광고를 두고 '자본주의의 꽃'이라고도 하고, 광고를 통해 상품의 정보를 접하다는 측면에서 이를 무조건 비난만 하기는 그렇다.
화려한 광고로 도배한 전동차, 승강장이 시각적으로 혼란을 주고 피로감을 준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지하철과 같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의 광고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상업광고? 공기업광고?

그런데, 서울도시철도를 이용하다보면, 과연 이게 상업광고인지, 공익광고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상업광고가 분명한데 버젓이 공기업의 상호가 들어가 있으니, 도대체 이게 무슨 연유인지 궁금했다.


전동차 의자에 붙어 있는 신용카드 광고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명의





한 장당 수수료 3만원?


의문은 한 노동전문일간지를 통해 풀렸다.(인용한 기사 참조)

한 장당 3만원 가량의 신용카드 모집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한 신용카드회사와 손을 잡았다는 내용이다.
지하철역과 전동차 군데군데 공기업-서울도시철도공사 명의가 들어간 카드광고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이겠다는 건데, 우리나라 공기업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풍경이다.



 




"지하철 이용객들이 보기에는 역무원이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아도 할 일이 많다. 승강장 형광등이 나가면 교체하는 것부터 스크린도어 장애 해결가지 모두 역무원의 몫이다. 그런데 공사는 지난해부터 외환은행과 교통카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역무실에서 신용카드를 팔고 있다. 일부 역사는 아예 역무원들이 책상을 내놓고 신용카드 회원모집 사업을 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은행과 제휴를 맺은 공사는 역무실에서 신용카드 가입을 받도록 하고, 신용카드 한 장당 3만원가량의 수수료를 챙기는 식이다. 고유사업인 매표업무는 자취를 감추고, 대신 신용카드 회원모집 사업 같은 부대사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 매일노동뉴스 [현장을 가다2]19. 서울도시철도 5호선 차량관리·역무현장 기사 중 일부


이건 스마트폰 광고?

서울도시철도구간인 서울지하철 5~8호선에는 이런 홍보물도 붙어 있다.


내용은 서울도시철도가 스마트폰을 도입하여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지하철은 다 그래'가 이제 옛말입니다 라는 말로 스마트폰 도입을 깔끔하게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도시철도가 스마트폰을 KT와 공동으로 도입했다는 홍보물의 내용과 '~은 다 그래'가 자연스레 연결되면서, 모 회사의 휴대폰 광고가 떠오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인지, 정교한 광고기법인지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한다.

지하철이 왜 그래?

정작 직원들은 스마트폰 도입이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시성 행사라고 비판하고 있고,
노동조합은 스마트폰 시연회를 하는 자리에서 스마트폰 도입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나섰으니,

이래저래 '지하철이 왜 그래'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도입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서는 앞서 포스팅한 글 참조.

스마트폰 안 터지고, 직원의 머리만 터집니다


스마트폰이 노동자에게 암울한 미래를 선사할지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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