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아래]에서 부산시의회의원선거에 나선 3개 진보정당의 비례대표 1번 후보를 취재했습니다.
취재 순서에 따라 진보신당, 사회당, 민주노동당 후보 순으로 글을 실을 예정입니다.

3개 진보정당의 비례대표 1번 후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민주노동당 이화수 후보
사회당 이민정 후보
진보신당 하경옥 후보
                    (☞정당명 가나다순)


비례대표 부산시의회의원선거 사회당 이민정 후보




자산관리 전문회사에서 재무설계사로 보험영업을 하는 30대 초반의 미혼 여성이 부산시의원으로 나섰다는 것은 이색적이다. 그런데 그가 신자유주의경제를 비판하며 ‘대안경제’를 주장하는 진보정당 사회당의 후보로 나섰다는 것에는 의아함이 든다. 이민정 후보 말처럼 금융영업은 자본주의의 최첨단에 서 있기 때문이다. 엇박자다. 그의 보험 영업 경력은 6년째다.

보험영업을 시작한 것은 밥벌이때문입니다. 이 일을 하기 전에 작은 식당도 해봤고,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에서 상근간사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보험영업이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기 때문에 시작한 것입니다.


이민정 후보는 진보생활잡지에 '비정규시대의 재무설계'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다.




보험을 시작한 것은 대부분의 재무설계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보험영업과 재무설계를 업으로 삼은 후에도 그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한 인터넷신문에 ‘88만원 세대를 위한 재무설계’라는 제목의 연재기사를 연재했고, 지금은 진보생활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에 ‘비정규시대의 재무설계’라는 제목의 글을 연재하고 있다.

재무설계를 하면서, 돈으로 엮인 사회의 모순을 더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우선 20대는 절대적인 수입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자가 되기 보다 파산하지 않기 위한 재무설계가 더 필요합니다. 그러나 소비를 강요하는 사회는 이들에게 명품을 쫓는 허황된 꿈을 꾸게 합니다. 앞도 보이지 않는데 재무설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지만, 결국 재무설계를 통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민정 후보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이전에 연재했던 글들을 묶어 단행본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한다.


현 사회당의 전신인 청년진보당은 98년11월 창당했다. 현존하는 진보정당 중 사회당이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청년진보당에서 사회당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2001년 8월이다.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보궐선거에 빠지지 않고 후보가 나섰고, 2002년과 2007년 대통령선거에도 후보가 출마했다.



이민정 후보는 부산지역에서 유일한 사회당 후보다.


사회당의 핵심 공약은 기본소득
 
기본소득이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조건 없는 소득을 말한다.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1982년부터 시행하여, 1년 이상 거주한 알래스카 모든 주민이 혜택을 받고 있다. 2008년도에는 1인당 3,269달러를 지급받았다. 기본소득에 대한 아이디어는 16세기부터 나왔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가 있고, 유럽에는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다양한 정당들이 있다. 사회당은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에 참가하면서, 한국사회에서 기본소득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보험 영업을 하고 있는 이민정 후보는 자신의 일과 엮어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말했다.
 

영업을 하다보면, 갈림길에 설 때가 많습니다. 좋은 재무설계와 영업이익을 고민하는 것이죠.그 달치 영업이 부족하면, 무리한 계약을 할까하는 유혹에 빠집니다. 이런 게 부메랑으로 날아올건데 말이죠. 이런 제 모습에 굴욕감을 느끼고, 자괴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드는 생각은 영업사원에게 기본급을 보장한다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하고 알맞은 재무 설계가 가능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도 바로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이 조건없이 주어진다면,  정체성을 유지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죠.


이민정 후보는 비상근으로 부산시당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정치인이라면 떠오르는 그런 모습은 갖추지못했다. 본인 스스로 생활정치를 꿈꾸고, 생활속에서 진보운동을 실천하기를 바라고 있다.
인연맺기 운동본부 부산지역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이런 생각때문이다. 이민정 후보의 명함 앞면은 자신의 일을 알리고, 뒷면은 인연맺기 운동본부를 알린다.

 


사회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당의 얼굴격이라는 비례대표로 출마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한국정치는 진보정당마저 인물중심으로 정당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생활인으로 선거에 입후보하고, 이를 통해 사회당을 알리고 사회당의 정책을 알려 내고 싶었습니다. 꼭 유명한 사람만 선거에 나서는 것은 아니죠.
오랫동안 사회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소외된 곳에서 열심히 사는 분들과 함께 부대끼고  행동했습니다. 선거기간은 이런 분들의 목소리를 제가 대신 떠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꼭 당선되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처럼 전하니, 돌아온 답변이다.

“선거는 참 마약같다고 생각합니다. 선거에 입후보하는 순간 당선할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로또 같다고 할까요? 로또를 구입하는 순간 마치 당첨 확률이 내게 올 것 같은 마음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사회당을 알거나 기본소득에 호감을 표시하는 시민들의 반응에 혹시 당선되는 게 아닐까 하는 괜한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당선되면 좋지만, 이렇게 사회당을 알리고 기본소득을 알리는 것만 해도 즐거운 일입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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