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연극 몇 편 보십니까? 다섯 편? 두 편? 아마 이 질문에 단 한 편도 못본다는 대답이 부산시민의 과반수가 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연극이 영화보다 거리감 있는 문화상품인데다 부산의 경우 연극 시장은 더 위축된 상황이라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연극을 일년에 적어도 서너 편은 봅니다. 제가 고퀄리티의 문화인이라서 이렇게 연극을 평균 이상으로 볼까요? 맞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아니라고 해두고요. 제가 연극을 이만큼이라도 보는 보다 분명한 이유는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조합원이기 때문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부산의 일부 극단과 협약을 맺고 조합원들에게 연극 관람료를 지원합니다. 이번에 공연하는 극단 새벽의 경우 성인 관람료가 25,000원인데 조합원은 전화로 예약을 하고 가면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조합원 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관람료를 지원받습니다.

 

연극의 대중화 누구나 떠들고 주장하죠. 그러나 지역의 연극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별로 못본 거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부산지하철노조의 조합원 관람죠 지원은 돋보입니다. 그리고 세련되어 보입니다.

 

이 시대엔 세련함이 권력이 됩니다. 노조가 사측보다 더 세련되게 행동한다면 조합원과 시민의 지지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죠.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연말 연극 한 편 땡깁니다. 세이브한 관람료의 일부는 지인의 연극표에 보탤까도 생각하니 연말이 풍요로워지는 거 같네요.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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