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취재할 때 한 장애인이 대략 이런 하소연을 했습니다.

"장애인은 몸이 불편해서 이동 중 쉬어야 합니다. 예전엔 지하철에 쉴 곳이 많았는데 요즘은 접근이 편리한 자리마다 상가 등의 상업용 시설이 들어서는 만드는 바람에 쉴 곳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장애인들은 그게 참 힘듭니다."




그 장애인의 말대로 부산지하철엔 여유 공간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 공간엔 효율화의 이름으로 상가 등 상업용 시설들이 대신 들어섰습니다. 저 유리창 안의 공간도 이제는 시민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장면들은 요즘 부산지하철역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기는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계단을 제외한 측면공간 전체가 사라졌습니다. 이런 데서 힘들다고 숨돌리면 상가 주인게 눈치받겠죠. 지체말고 지상출입구로 쭈욱 지나가야 합니다.
 



다른 쪽에서 쉴 수도 없습니다. 양쪽 다 상가를 설치하면서 예전의 그 넓직한 공간은 사라졌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이제 기둥과 상가 사이의 좁은 통로를 얼쩡거린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빨리 지나가야 합니다.




유리 속 의자가 보이죠. 이젠 저 의자에 앉을 수 없습니다. 유리에 붙은 엑스표가 착석금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부산지하철은 시민의 재산입니다. 시민을 위해 잘 운영해야 합니다. 시민을 위해 잘 운영해야한다는 것은 이익을 많이 내란 말이 아닙니다. 시민이 보다 질 좋은 공공서비스를 받도록 해야하는 것입니다. 저 공간에서 시민을 몰아내는 게 과연 질 좋은 공공서비스일까요?

공공서비스라면 영리사업의 이익과 그로인해 시민에게 발생시킨 공공서비스의 불편함을 저울질해봐야 합니다. 양쪽 벽에 상가를 도배하면서 시민을 100 여미터의 좁은 통로로 내몰아 발생하는 불편함의 무게는 공간을 팔아 얻는 이익의 무게를 넘어서 보입니다.

요 몇년 사이 지하철 공간 내에 문화행사가 많아졌습니다. 지하철공사는 이런 문화행사를 통해 지하공간을 시민들에게 친숙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문화 이벤트를 벌인다고 지하공간이 문화공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간에 대한 문화적이고 인간중심적인 시각이 없다면 결국 그 공간은 위 사진처럼 시민들을 좁은 통로로 내모는 천박한 영리공간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거기서 문화이벤트를 해봐야 다 장삿속이 되는 겁니다. 

지하철공사! 지하공간을 정말 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싶다면 이벤트가 아닌 공간에 대한 시각부터 바꾸기 바랍니다.



블로그마케팅 측면에서 본 장애인이동권취재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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