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80여일 뒤면 2018년까지 부산을 책임질 부산시장 새로 뽑게 된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허남식 시장이 3선 제한으로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경선을 하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치열한 선거전은 치열한 공약경쟁을 예고한다. 후보들은 부산시민의 지지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공약을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 어떤 공약이 부산시민에게 어필할까? 후보의 이런 고민에 보탬이 되고자 너무나 쉬우면서 부산에 딱 알맞은 공약 2개를 소개한다.

 

 

 

 

먼저 소개할 공약은 부산시 비정규직노동자 직고용 공약이다. 이 공약은 일단 실현가능성과 그 효과를 의심할 사람이 없다.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정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인상과 서울시의 재정절감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부산시 산하 비정규직노동자의 대부분은 청소노동자이고 상당수는 부산지하철에 고용되어 있다. 그런데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의 소속은 특이하게도 용역업체가 아니라 평화용사촌이나 상이군경회 같은 관변단체다. 청소용역업체가 아닌 관변단체가 청소를 할 수 있는 건 부산지하철이 이들 단체와 수의계약을 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부산과 대구(일부 경쟁입찰)만 청소용역을 수의계약하고 있다.

 

 

 

 

부산지하철 청소용역 수의계약 업체들이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한 점이다. 1호선의 경우 개통 이래 30년 동안 평화용사촌과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업체의 2013년 계약율은 수의계약 평균 낙찰률 87.7%를 훨씬 넘어 100%에 육박하는 98.2%다. 고정적 계약이라는 특혜에 낙찰률까지 이중의 특혜를 이들 단체가 받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가 비정규직을 직고용하면 서울시처럼 노동자 임금인상과 재정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거기에 이 공약은 부산시가 추진해야할 명분도 있다. 관변단체와 고정적으로 수의계약하는 부산지하철의 관행을 타파함으로 부산시 행정에 정치적 배경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신을 씻을 수 있다. 비정규직 직고용은 20년 간 한 정당이 집권한 부산시가 그 이미지를 일신할 수 있는 공약이기도 하다.

 

 

@부산청년희망센타

 

 

두번째 소개할 공약은 청년고용이다. 이 공약은 비정규직 직고용보다 더 쉽다. 왜냐면 이 공약을 뒷받침하는 법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 해 공기업의 청년고용 3%를 의무화하는 청년고용촉진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법만으로 청년고용 3%가 지켜지기는 힘들 것 같다. 법이 있고 부산시장이 협약식에 참석하여 생색까지 냈음에도 부산시 산하 최대 공기업인 부산지하철엔 청년고용 3%에 대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중앙정부도 청년고용 의무제 시행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나 예산집행 지침도 내리지 않고 있다. 청년고용 3%는 법만으로는 부족한, 부산시장의 의지가 필요한 정책인 것이다.
 

@한국청년연대

 

 

부산의 경우 청년고용촉진법의 지체없는 실행은 어느 지자체보다 절실하다. 매년 만명의 청년이 부산을 탈출하고 있다. 대졸자 10명 중 4명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역으로 떠나고 있는데 이로인한 경제적 손실은 무려 2조7천억에 달한다.

 

 

 

부산청년들이 부산을 탈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괜찮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취업할 때와 타지에서 취업할 때 임금차이는 무려 50만원 가까이 된다. 일해야할 청년이 빠져나가는 건 경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이런 상황이 몇년 더 지속된다면 부산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업의 청년고용은 빈사상태에 빠진 부산경제에 긴급처방과 다름없다.

 

이명박 정부 때 결원율을 5%로 유지하라는 공기업운영지침이 있었다. 당시 공기업들은 이 지침을 들어 인력을 정원보다 낮게 유지했다. 2016년까지 3년 동안 정원 3%의 청년을 고용하더라도 이명박 정부 때 결원율 5% 지침을 복원하는 정도의 효과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의 결원율 5%는 지침이다. 박근혜 정부의 청년고용 3%는 법이다. 지침은 따라야 하지만 법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부산시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으면 법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 법을 지키기 위해선 공약으로 한번 더 약속하고 중앙정부를 압박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청소노동자 직고용과 청년고용3%는 추진하는 비용과 수고가 적게 드는, 의지만 있으면 되는 공약이다. 그러면서도 그 효과는 상당하다. 부산시장 후보라면 공약집에 꼭 넣어야할 공약이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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