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이 무인화되면 어떻게 될까? 지난 7월27일 우리 블로그에 올린 서울지하철 무인화하니 시민들이 개고생이란 기사에 지하철역 무인화에 불만을 터뜨린 댓글이 넘쳐났습니다. 기사는 무인화로 인한 불편을 대략적으로 스케치하는 수준이었는데 시민들은 거기에 구체적인 경험담을 담은 꽉찬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어떤 댓글은 예상하지 못한 그러나 심각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의 지하철역 무인화의 생생한 경험 사례가 담긴 이 내용들이 댓글로만 남겨진 게 아쉬웠습니다. 지하철역 무인화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좀 더 드러내고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기사에 남긴 댓글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시민들의 불편은 대략 4가지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1. 기계 앞에서 헤메는 사람들




지하철역이 무인화 되자 지하철대합실에서 표를 어떻게 사야할지 몰라 헤메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먼저 지역에서 올라오신 분들은 100% 헤메십니다. 지역에서 올라오신 분들은 처음 매표창구를 찾다 헤메고 매표창구가 없는 걸 알고난 후에는 이제 무인발매기 앞에서 사용법을 몰라 곤혹스러워합니다.




대합실엔 무인발매기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노인들도 많이 보입니다. 옆에 있는 젊은 사람들을 처다보는 얼굴엔 도와달라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무인발매기 앞에서 멀뚱히 서있는 외국인들은 지켜보는 한국인들을 당황스럽게 합니다. 말이 안통해 도와주기도 어려운데 데려갈 역무실도 없으니... 




심지어 직원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합니다.


2. 답답한 기계




몇번의 고생 끝에 이제 기계의 사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기계가 골치를 썩힙니다. 사용성이 않좋고 거기다 고장도 잘 난다고 합니다.




돈을 몇번을 토해낸다고 합니다. 교통카드 한 번 충전하는데 10분이 넘게 걸리는 일이 있기도




지폐인식률 뿐 아니라 터치스크린 등 전반적으로 무인발매기의 성능이 좋지않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하다하다 안돼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 편의점에서 충전했다고 합니다.




기계와 1시간 동안 실랑이 하다 강의를 놓친 사람까지...


3. 왠 보증금?


또 시민들이 털어놓는 불만은 보증금입니다.




일단 요금에서 500원 더 내놓는 아이디어 자체에 어이없어 합니다. 보증금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본관광객은 무인발매기 앞에서 토론까지 벌인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증금제도는 지하철 이용에 굉장한 불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매번 보증금을 받아가야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지갑에 1회용 승차권이 몇장 씩 쌓인다고 합니다. 시민들의 지갑에서 잠자고 있는 몇천원의 돈이 모이면 지하철공사에 적잖은 금융이익을 안길 수 있습니다.  




보증금 때문에 집에 못 갈 뻔한 분도 계십니다. 보증금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하마터면 보증금 가격이 포함된 1회용 교통카드를 사지 못할 뻔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회용 카드는 환승도 안된다고 합니다. 이왕 할거면 환승이라도 하도록 했으면...


4. 숨어버린 직원들




무인발매기가 역사에 설치 된 후부터 역무실은 폐쇄되고 역무원들은 철수했습니다. 시민들은 이제 지하철역에서 무조건 기계만을 상대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시민들은 또 위기일발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급할 때가 있습니다. 차는 막찬데 기계는 돈을 뱉어내고 잔돈은 없습니다.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죠. 그러나 역에는 역무원이 없습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죠.




지하철역에서 표만 뽑나요. 각종 민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걸 기계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특히 고속버스나 철도역에선 그런 민원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곳에도 역무원이 없습니다.




만약 지하철에서 사고가 나면 어떡합니까. 실제로 그런 위험한 사고를 목격한 분도 계십니다. 아래 댓글은 지하철 무인화에 경종을 울릴만한 경험담입니다. 




만약 역무원을 찾아 돌아다닌 이 여성이 아니었다면 무인화된 지하철에 쓰러진 여자는 끔찍한 일을 당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여자의 상태가 시간을 다투었다면 어땠을까요? 지하철 무인화가 한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게 되는 겁니다. 끔찍하지 않습니까?  

지하철에 사람이 없어도 표를 구매할 수 있으니 역무원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게 서울지하철 경영진의 생각입니다. 지하철역은 시민에게 표만 주면 그만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묻고싶습니다. 도대체 표만 팔면 되는 지하철 공간에 왠 가게들은 그렇게 많습니까? 광고물들은 왜 그렇게 어지럽게 붙여져있습니까? 그 많은 상가와 광고물은 승객의 승차표 구매를 돕기위한 겁니까? 역무원은 사라지고 가게와 광고물은 점점 늘어나면서 지하철이 시민이 아닌 자본을 위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관성있게 합시다. 서울지하철도 그냥 표만 파십시오. 딴짓거리 하지 말고.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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