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선거기간이 다가와서인지, 과거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정운찬을 총리로 기용하고, 학자자금 취업 후 상환제를 도입하는 등 노동자 탄압과 친기업 정책 일변도에서 태도가 바뀐 게 아닌가 하고 오해(?)를 하시는 분이 있진 않겠죠?^^;

친서민을 위한 정부로 바뀌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오해를 풀 수 있는 증거가 부산에서는 수두룩 하답니다.


먼저 부산 기장 정관에 있는 SPX 소속 노동자입니다.

SPX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과 힘든 노동조건 때문에 2009년 5월에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노조 설립 이후 교섭을 했지만, 합의를 하지 못해서, 노동자의 권리를 행사했습니다. 행사한 권리란 바로 작업복 대신 '노동조합 조끼'를 입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회사는 노조조끼 착용을 이유로 120명의 용역직원을 고용하여 노동조합원들의 출근을 막았고, 3일 무단결근으로 7월20일 조합원을 전원(11명) 해고합니다.

노동부에도 진정을 넣고, 부당해고 소송도 여러 번 했고, 노조조끼 착용은 정당한 노동자의 쟁의행위라는 판례도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소송 승리를 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법적 해결은 상고에 상고를 하다보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해고 당한 SPX 노동조합원들은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여전히 50명 정도의 용역직원을 고용하여 노동자들의 선전이나 천막농성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고용할 돈이면 복직시키고, 임금인상하고도 남을 텐데... SPX 경영진들은 노동조합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나 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속대상 아닌가요?


또, 부산 예선 노동자가 있습니다. (예선노조 파업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올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8월7일부터 40일이 넘기면서 파업 중입니다. 예인선의 선장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회사와 정부는 주장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비행기 기장도 노동자가 아니어야 합니다. 비행기 기장이든 예인선 선장이든 사업주의 지시로 임금받고 노동하는 처지라는 점에서 둘 다 노동자입니다.

8월 27일, 9월 7일에 교섭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선장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예인선 사업주 단체 대 노동조합이 아닌, 개별 회사 대 노동조합으로 협상을 하고자 하는 업체들 때문에 진전이 그다지 없습니다. 지금도 노동자들은 시민부두(감만동)에서 농성하고 있습니다. 22일 서면에서 집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산에는 노동자를 전부 해고한 회사가 또 있습니다. 간병인을 해고한 부산센텀병원입니다. (부산센텀병원 간병인들이 쫓겨났어요)

7월28일 해고된 9명의 노동자는 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병간호업무를 했는데 정규직화는커녕, 외주업체로 고용형태를 바꾸어서 해고하였습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 중이지만, 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병원근처에서 선전전과 집회 등을 하면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묵묵부답, 요지부동입니다. 심지어 병원 관계자는 센텀병원 앞에 매일 집회신고를 내고 있습니다. 오직 해고 노동자가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함입니다.

140여 일째 전면파업 중인 한국전력 협력업체 소속 전기원 노동자입니다. (전봇대가 아니라 거리에서 싸우는 전기원 노동자 : 빨간 쉼표)

한국전력은 전기원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지휘감독해야 할 것을 비용절감을 위해서 외주화해서 간접적으로  있습니다. 현재 교섭이 진행 중이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회사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업이라서 임금 한 푼 못 받고,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지만 자유로운 노동조합 결성이라는 권리를 지키고, 최소한인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는 회사에 맞서 인간답게 일하기 위해 장기간 싸우고 있습니다.

언론악법을 완전폐지시키기 위해 전국적으로 언론노동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9월10일에 헌법재판소에서 첫 공개변론이 있었고, 130만명의 국민서명도 제출했습니다.

부산에서도 법에만 기대지 않고 범국민적 여론을 모으기 위한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9월24일에는 국제신문 대강당에서 부산지역 언론노동자과 시민이 모여 강연과 공연으로 이루어진 문화제를 개최합니다.

노동자가 해고 당하는 게 어떻게 대통령 책임이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쌍용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확실히 드러납니다. 수천명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그들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경찰력을 투입해서 저항하는 노동자를 강제 해산시켰죠.
정리해고하라고 기업의 편을 든 것입니다.

힘이 있는 노동조합이 없다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기업주이기 때문에 기업에게 경찰을 지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부가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노동자는 해고되고, 임금 삭감되는 것입니다.

부산 뿐 아니라 전국에서 경제위기가 낳은 해고, 실업난, 임금 삭감, 생활고 해결이 뻔한 상황에서 4대강 사업 추진, 부자 감세라는 급진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어찌 욕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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